1997년 한국 사회는 이른바 ‘IMF 체제’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편지>(97)는 그 해 겨울, 수많은 한국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최루성 멜로의 귀환’이었다. 서울 관객 82만 명. 이어지는 <약속>(98)도 서울에서 66만 명을 기록하며 대박을 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로맨틱 코미디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제작자는, 이번엔 극장을 눈물 바다로 만든 것.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하는 순간이었지만, 신철 대표는 여전히 “단지 진짜로 내가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고 말한다. “영리하게 포인트를 맞춘다고들 하시는데, 저는 제 속을 들여다보는 걸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장르적, 기술적, 산업적으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던 신철 대표는 장정일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00)을 통해, 말 그대로 ‘고생’을 한다. 예술과 외설의 경계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는 건, 아직까진 한국 사회에서 지나치게 위험한 일이었던 것이다. “예술과 외설의 경계…, 영원히 풀리지 않는 문제일 거예요. 사회적 규범으로 어느 정도 걸러야 하는 기능도 필요할 것이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예술적 승화도 필요하니까요. 그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는 거죠.”
신철 대표에게 <거짓말>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 같은 작품이다. “한국영화의 심의 문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숙제예요. 그땐 정말 고생스러웠거든요. 툭하면 검찰에 불려가고, 필름 압수 당하고, 수색 영장 들어오고, 일간지 1면에 오르내리고. 고생은 정말 많았어도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경험이기도 한데, <거짓말> 같은 영화를 다시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모르겠어요.(웃음)” 결국은 법원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긴 했지만, 그땐 이미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처를 받았던 상황. 게다가 소스가 유출되어 불법 CD로 유출되면서 받은 현실적 타격도 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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