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영화인들이 청소년 시절부터 어떤 ‘강렬한’ 영화적 체험을 겪었던 것에 비해, 젊은 시절의 차승재 대표는 ‘일반 관객’에 가까웠다. “영화야 뭐 남들 좋아하는 만큼 좋아했고…. 영화보다는 책을 좋아했어요. 정말 책은 나이에 비해 빨리, 그리고 엄청 읽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뿌리 깊은 나무>를 읽었으니까. <대화>라는 잡지도 기억이 나고. <현대문학> <문학사상> 같은 잡지도요. 그렇다고 ‘문학 소년’이었다는 얘기는 아니고….” 당시의 독서 습관은 이후 제작자가 되어서도 꾸준히 이어졌고, 그것은 그의 영화 인생을 지탱해준 소중한 자산인 셈이다.
대학교 4학년 때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고, 졸업 후엔 의류업으로 꽤 많은 돈을 모으기도 했지만, 그의 삶 한 부분엔 영화가 있었다. 대학 시절 친구이자 영화아카데미 4기였던 김태균 감독(이후 싸이더스에서 <화산고>(01) <늑대의 유혹>(04) 연출)은, 차승재 대표를 영화계로 이끈 견인차 역할을 했다. 김태균 감독은 영화아카데미 동기였던 이현승 감독(<시월애>(00) 연출), 김형구 촬영감독(<비트>(97) <무사>(01) <살인의 추억>(03) <역도산>(04) 등 촬영), 진영환 촬영감독(<늑대의 유혹> 촬영), 오석근 감독(차승재 대표가 기획했던 <101번째 프로포즈>(93) 연출) 등과 함께 차 대표의 카페를 찾곤 했고, 그는 자연스럽게 현장을 접하게 된다. “김태균 감독이 1989년쯤에 ‘영화공장’이라는 걸 만들었는데 거기 식구였죠. 그때 이명세 감독을 만났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90) 현장 일을 조금 돕기도 했어요. 그리고 옷 장사 할 때, 오석근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92)에선 일을 많이 했죠. 거의 제작부 일을 했으니까요.”
<걸어서 하늘까지>(92)에서 제작부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제작 스태프가 된 그는, 당시 충무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던 제작자들과 한 편 한 편 작업하며, 조금씩 내공을 쌓아간다. “<걸어서 하늘까지>(92) 끝나고, 신철 대표의 신씨네에서 제작한 <미스터 맘마>(92)의 제작실장으로 갔죠. 다른 사람이 기획한 영화를 진행하는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기획한 영화를 해볼 것인가, 그런 생각을 그때 했던 것 같아요.” 이후 신씨네에서 <101번째 프로포즈>(93)로 ‘프로듀서’라는 타이틀을 얻은 그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94)을 통해 영화세상의 안동규 대표를, <너에게 나를 보낸다>(94)로는 기획시대의 유인택 대표를 만난다. “신철 대표에게선 ‘크리에이티브’나 기획에 대한 부분을 배웠다면, 안동규 대표에게선 추진력을, 유인택 대표에게선 실용적인 부분과 사람들 사이의 비즈니스를 배웠죠.” 이윽고 하산할 때. 그는 1995년에 우노필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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